그래도, 사랑해 : 가능한 영화를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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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해. : 가능한 영화를 위한 노력 | 🖊️  : 조민형

 ‘한국 영화 망했다!’  1,000만 관객은 커녕, 500만 관객조차 스크린 앞으로 끌어오지 못하는 국내 영화의 현실을 두고 많은 이들이 탄식한다.
펜데믹 이후로 사장되어 간신히 콧구멍만 흙 밖으로 빼낸 채 숨쉬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올해로 4년이 넘어가는 닳고 닳은 담론이라 피로감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 담론 앞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에 정확히 반비례하게 현실은 한국 영화계를 더욱 옥죄고 있다.
2025년 7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국내 텐트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현재 공개된 제작비만 300억,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관객 600만명이 손익분기점의 시작이다.
원작 웹소설의 인기만 총 누적 조회수 1억, 만화로 재구성된 웹툰의 경우 네이버 수요 웹툰 1위를 달리며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지만,
공개된 트레일러의 조악한 CG와 원작을 무시한 메인 캐릭터의 설정 변화 등으로 ‘실사화’ 작품의 고질적 문제점인 ‘부실한 원작 고증’에 많은 팬들이
걱정과 동시에 작품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정확한 결과는 개봉 이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강형철 감독의
복귀작 <하이파이프>가 관객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손익 분기점에 닿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현재로써는, 이 영화 또한 손익을 넘길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는 추세이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상황도, 앞으로의 전망도 한국 영화계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실상은 어떨까? 정말 한국 영화는 여기서 무너지는 것일까?
이대로 극장은 문을 닫고 사람들은 더 이상 영화를 보지 않는 시대가 올까?

 이러한 상황에서도 필자는 단말마처럼 떠도는 ‘한국 영화 망했다!’라는 외침에 동의하기엔 어렵다. 상업적 실패가 한국 영화의 실패를 대변해 준다고 하기엔 비약이 있기 때문이다.
박송열 감독의 장편 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실제 부부관계인 박송열 감독과 원향라 배우가 연출, 각본, 제작, 촬영, 편집, 출연 등 거의 대부분의 제작 업무를 맡아서 진행했다.
영화 제작의 가내수공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두 배우이자 부부의 의도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 장편 제작지원에 단 한개도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제작 환경이 무색하게 해당 영화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를 넘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럼 부분에서도 상영되었다.

 한국에서의 장편 영화 데뷔는 주로 ‘제작지원’에서 시작된다. 시나리오와 제작 기획서를 만든 뒤, 제작지원에 선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투자금 유치에 들어간다.
시나리오를 돌려 유명한 배우를 캐스팅하고 배우의 티켓 파워를 계산한 투자자들의 추가 지원금을 받아 영화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
그러니까 결국,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나에 대한 ‘돈’의 논리가 영화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독립 영화 감독들의 모습은 이러한 상업적 가치로만 영화를 따지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것 처럼 보인다.
박송열, 원향라 부부를 포함해 많은 감독들이 자본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범주 내에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김준석 감독의
<그래도, 사랑해.>라는 영화는 제작 환경의 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

 <그래도, 사랑해.>는 직업이 배우인 두 부부가 누군가는 아이를 돌봐야하는 상황에서 둘 중 누가 연기활동을, 직업 활동을 계속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작은 갈등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독의 언급처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사이”에 있는 영화로 실제 부부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이다보니 실제같은 연기력은 물론,
상업 영화의 화면에서 벗어난 담백하게 묘사되는 영상이 둘의 심리, 현 시대에 한국에서 살며 누구나 해봤을 고민이자 10년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현실감있게 담아낸다.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는 이 시대에 필요한 대주제까지 한데 어우러져 전주 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작품을 제작한 김준석, 손소라 부부는 감독과 출연을 겸하며, 본인들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낸다. ‘그래도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그래도, 사랑해.>는 출연하는 모든 배우는
가족 혹은 친구, 동료 배우들이며 촬영 장소는 실제 거주하는 집이다. 비록, 앞서 이야기한 영화보다는 촬영감독, 음향감독 등 스탭들이 여럿 있는 환경이지만
이 작품이 제작되기 전 첫번째, 두번째 단편 시리즈는 부부 단둘이서 제작한 소규모 가내수공업 작품들로 배급사 ‘필름다빈’이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장편 제작을 결심한 것이다.
감독인 김준석 배우의 제작 의도 또한 그저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연극이, 쓰기가 좋아서 본인의 실생활 속 재밌는 에피소드를 가져다 시나리오로 각색했고 이를 영화로 만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이야기하는 사람’을 꿈꿔온 김준석 감독처럼, 모든 영화인들의 꿈은 특정 이야기를 화면에 담아내고 싶은 것에서 출발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잣대에 길들여진 영화계 시스템에 물들어 제작지원이 될만한 시나리오,
영화제에 오를만한 작품 등 경향성을 찾고 이에 맞춰 각본을 써내려가는 영화인의 모습이 여럿 생겨나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어떤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변질되는 추세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영화계 내부 시스템에 따라 극장은 돈이 될 만한 영화를 찾고 최대한 스크린 가득 상업성이 짙은 영화를 극장 가득 상영하며,

관객은 티켓 판매량으로 특정 영화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니 최근 ‘한국 영화 망했다!’라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한국 영화는 망하지 않았다. 상업적인 시선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한국 영화의 미래는 기대해 볼 만 하다. 앞서 소개한 두 부부의 예시처럼 관객 뿐만 아니라
제작자 또한 우리가 순수하게 어디서부터 영화를 혹은 영상을 시작하고자 했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창작자와 제작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매체인 만큼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오랜 기간 고착화된 상업적 영화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실천 또는 일이라는 것은 혼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와 현실적인 상황을 적절히 판단해야하는, 속된 말로 어른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영화에 대한 순수성,
이룰 수 없는 이상에 대한 작은 희망과 이러한 소망을 품고 꾸준히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환경 내에서 작품을 이어가는 앞선 감독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도 언젠가 지속가능한 영화 제작 환경과 시스템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